내 몸이 아이를 낳는다는 것, 그 치열한 여정을 남깁니다
출산 전, 두려움 반 기대 반
출산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몸은 무겁고 마음은 더 무거워졌습니다.
출산 교육도 듣고, 후기 글도 읽어봤지만
"정말 내가 자연분만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를 만난다는 기대와 설렘도 함께 했던 복잡한 감정의 시간.
"배 속의 아이는 준비가 된 걸까, 나만 안 된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쳤습니다.
진통 시작부터 병원 도착까지의 기록
자정 무렵, 배가 뭉치고 허리가 잡히는 느낌이 들었고
30분 간격으로 시작된 진통이 새벽 3시쯤엔 7~8분 간격으로 줄었습니다.
출산 어플로 시간을 체크하다가
본격적인 진통이 오자 그제야 남편을 깨워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병원 도착 후 내진 결과, 2cm 개대.
진통은 점점 강해지지만
"아직 멀었다"는 말이 그렇게 막막하게 느껴질 줄 몰랐습니다.
분만실 입장, 숨 쉴 틈 없는 통증의 시작
오전 10시쯤, 개대 6cm로 분만실 입장.
숨 쉴 틈 없이 밀려오는 통증, 무통주사조차 통하지 않을 만큼 강했습니다.
땀은 비 오듯 흐르고,
호흡법은 기억나지 않고,
몸이 떨릴 만큼의 통증이 주기적으로 밀려왔습니다.
무의식 중에도 간호사 손을 잡고 놓지 않았던 순간들.
그렇게 진짜 출산의 전장이 열렸습니다.
"산모는 여자가 아니라 전사다"는 말, 정말 그랬습니다.
남편의 역할과 그때 느낀 감정들
남편은 옆에서 계속 손을 잡아주고
숨 쉬는 타이밍에 맞춰 말없이 도와줬습니다.
한마디 말보다
그저 그 자리에 함께 있어 주는 게 얼마나 큰 위로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진통 중 짜증도 났지만,
출산 직후 남편과 눈이 마주친 순간
모든 게 용서되고, 눈물이 터졌습니다.
"그 순간, 우리도 부모가 됐다는 걸 실감했어요"
출산 순간, 상상 이상이었던 그 찰나
점점 몸이 밀어내는 힘을 느끼고,
마지막 힘을 짜내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뜨겁고 찢어질 듯한 통증과 동시에
"으앙" 우는 울음소리에 모든 고통이 무너졌습니다.
내 배 속에 있던 존재가 진짜로 내 앞에 나타났다는 그 벅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고통은 그 울음소리 한 번에 사라졌어요"
회복실에서 맞은 첫날과 산후 느낌
출산 직후에는 하반신 마비처럼 아무 힘도 없었고,
몸이 전투 후 쓰러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아기가 처음 엄마 품에 안기는 순간
모성이라는 게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습니다.
산후 통증, 회음부 불편함, 수유의 고통까지 있었지만
아이의 손과 눈빛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 다 견딜 수 있었습니다.
"고통도 축복이 될 수 있구나, 그게 출산이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